[부산일보]
■ Dark side of the moon송지혜, 제제, 최우, 채온 작가의 전시.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 ‘우리는 달의 이면을 볼 수 없다’는 의미에서 접근한 전시. 전시에서 달의 의미는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은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귀엽거나 장난스럽지만 작품이 품은 이야기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에 대한 것들이다. 4명의 작가가 들여다 본 인간의, 깊은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전한다. ▶7월 23일까지 아트소향
2022-07-05
[부산일보]
이영지 작가 개인전 ‘속닥속닥’6월 4일까지 아트소향서 전시나무 지탱하는 가지의 강인함‘응원군’ 같은 새·나비 등 등장작가·관객 모두에게 ‘치유’ 제공 이영지 '우리 만날까'. 아트소향 제공“한 점 한 점이 그림 그리는 저 자신을 치유했습니다.”이영지 작가의 그림은 따뜻하다. 큰 나무와 귀여운 작은 새가 있는 그림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조그만 에스키스(밑그림)에서 시작했어요. 펜으로 그냥 점과 선을 이어 나갔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 있었어요. 내 모습 같았죠.” 작가는 아무것도 아닌 ‘0’에서 시작해도 어느 순간 ‘100’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그림 속 나무는 풍성한 잎에 비해 줄기는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가늘다. “가늘지만 수많은 잎을 받치고 있는 가지에는 생을 버텨내는 힘, 강인함이 숨어있어요.” 나무로 시작해 3년쯤 뒤 그림에 새가 등장했다. “그림을 그리며 힘든 마음에서 조금씩 벗어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날 수도 있고 걸어갈 수도 있는 새를 의인화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신 새의 표정은 그리지 않았다. “새에 대한 해석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뒀어요.”이영지 작가는 그림으로 소소하지만 소중한 감정을 그림에 담아낸다. 오금아 기자새가 날개에 풍선을 매단 장면이 보인다. “나도 날갯짓을 그만하고 쉬고 싶으니까, 새라도 좀 편하게 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날개가 없는 새는 주변에서 모든 것을 대신 다 해주는 상황을 연상했어요.” 작업실 에어컨이 고장 난 날은 케이블카 위에 새들을 옹기종기 태워 시원한 곳으로 보내줬다. “그림을 그리는 제가 재미있어야 오래 작업을 이어갈 수가 있거든요.”새는 관계의 의미도 가진다. 정다운 새 두 마리를 멀리서 혼자 지켜보는 새가 있다. 이 작가는 ‘부모의 모습’이라고 했다. “항상 지켜줄 테니 ‘너의 행복을 누리라’고 응원하는 느낌이죠.” 최근에는 나비나 벌 같은 친구들이 그림 속에 등장한다.전시장 중앙에 걸린 다섯 개의 나무 연작은 나무만으로 표현하던 초기 작업 시기를 떠올린 작품이다. “뭔가 그려 넣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어요. 먹선으로 분위기만 살리고 일부러 새도 작게 그렸어요.”이영지 '봄바람이 불어와'. 아트소향 제공이 작가는 장지에 아교포수를 하고 먹 작업을 한다. 그는 회벽 느낌을 내고 싶어 붓을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했다. 분채 채색 아래로 바탕의 질감이 살아나는 이유다. 짙은 푸른색에 반짝이는 윤슬을 표현한 그림과 초록 풀밭의 풍경도 매력적이다. 올해 처음 시도했다는 배경의 그라데이션 작업도 눈길을 끈다.특히 이번 전시작에는 초승달이 자주 등장한다. 대학원 때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딸(작가)에게 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밖으로 나가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숨을 쉬고 마음을 내려 놓아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그게 아빠의 유언이 되었던 거라서 밤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20년도 더 된 일인데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어 용기를 내어 달을 예쁘게 그려보기로 했어요. 내 마음에 ‘달이 너무 예쁘네’ 생각이 들도록, 그렇게 해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이영지'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아트소향 제공커다란 초승달 안, 나무가 자라고 작은 집 위에서 새가 하늘을 본다. ‘그림 속에 봄날을 만들어 줄게’라고 그림이 말을 거는 듯하다. 이영지 개인전 ‘속닥속닥’은 6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2022-05-25
[부산일보]
아트 소향 - 이영지 ‘속닥속닥’나무와 새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추상적인 감정을 표현한 작업을 선보인다. 부산에서 열리는 이영지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으로, 표제작 ‘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등 58점의 신작을 공개한다.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6월 4일까지 아트 소향(센텀중앙로 55 경남정보대·동서대 센텀산학캠퍼스 지하 1층)
2022-05-17
[국제신문]
- 따뜻한 감성의 작품 58점 소개 - 전시 오픈 전 완판… 스타성 입증 쌀알 같은 색점이 모여 잎이 무성한 나무를 완성한다. 점은 한몸인 듯 바람에 움직이며 사락사락 이파리 부딪히는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이영지의 ‘눈물 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 아트소향 제공 ‘나무 그림’을 그리는 작가 이영지(사진)의 개인전 ‘속닥속닥’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다음 달 4일까지 열린다. 표제작 ‘눈물나게 니가 보고 싶을 때’를 포함해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58점은 지난 3일 전시 오픈 전에 모두 예약판매 됐다. ‘스타 작가’라는 명성답게 예약대기자 수가 작품 수의 10배에 달했다고 한다. 미술시장 호황에 따른 반짝 인기가 아니다. “부산에서 잠시 쉬고 싶어서 개인전을 준비했다”고 할 정도로 15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했고, 미술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다. 그림 속 등장하는 나무는 작가 이영지 자신이다. “점이 모여 선과 면이 되듯, 반복적이고 섬세한 점들이 모여 무성한 나무 한 그루를 만들어요. 가진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될 거라는 바람에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새가 등장하고, 달 꽃 들판 등이 하나씩 그의 그림에 들어왔다. “새를 자세히 보면 표정이 없어요. 날갯짓 고갯짓에서 상상되는 이야기는 관객의 몫으로 남기려고요. 어느 할머니는 꽃바구니를 든 새를 보고 일찍 떠난 자식이 떠오르셨대요. 저도 제 그림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저마다 사는 방식과 세월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볼 수 있겠어요.”작가의 그림에서 하늘은 특히 더 아름답다. 서정적인 파스텔 톤으로 물들거나 꽃별이 피어난다. 아빠가 있는 하늘을 예쁘게 그려보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20대 시절 아빠에게 힘든 일을 털어놨더니 ‘시간이 해결해 줄 때가 있다. 그럴 땐 하늘을 바라보고 숨을 크게 쉬어봐’라고 하셨는데, 오래되지 않아 마지막 남기신 말이 됐어요. 한동안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그러다 아빠가 계신 하늘을 정말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따뜻함과 편안함을 주는 그림이지만 ‘노동집약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작업 방식은 편하지 않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를 여러 장 겹친 장지 위에 천연아교를 사용해 반수 처리를 하고, 이 작업을 통해 분채의 맑고 선명한 색감을 낸다. 오래된 한지의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 원하는 질감이 나올 때까지 밑색을 여러 번 덧칠하며 흐린 먹으로 무늬를 입히는 작업을 한다. “전통기법을 쓰려니 번거롭기도 하지만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좋아 끝까지 고수하려고 해요. 의식적으로 작품에 변화를 주겠단 생각은 안해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달라지면 작업에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