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OHYANG NEWS

사육사를 꿈꾸던 조각가가 만든 유토피아 동물들


■ 김우진 개인전


대전 출신…14일까지 아트소향

“예술성·대중성 고루 갖춰 인기"


(김우진의 전시 작품 중에서. 사진은 'Dog'(2025). 아트소향 제공)



(김
우진의 전시 작품 중에서. 사진은 'Deer'(2025). 김은영 기자)



지난달 17일 시작해 오는 1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아트소향에서 열리는 김우진 개인전은 ‘그때의 너도, 지금의 너도, 이곳에 올 수 있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유 없이 웃고, 작은 것에도 설레던 순간들, 알록달록 동물들과 함께, 잊고 지낸 순수함을 다시 만나 보자”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입구에서부터 커다란 큰 개 한 마리가 늠름하게 지키고 있다. 작가가 어릴 적 마당에서 키웠다는 기억 속의 그 ‘개’이다.
그 옆에는 강아지도 한 마리 있다. 계단을 내려서면 털이 북슬북슬한 대형 사자도 있고, 그 옆으로는 김우진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알록달록 사슴 여러 마리가 보인다.



('Lion'(2025) 옆에서 포즈를 취한 김우진 작가. 김은영 기자)



(김우진의 전시 작품 중에서. 사진은 'Crane'(2024). 아트소향 제공)


칸막이는 아니지만 경계를 넘어서자, 이번에는 7마리 학 세트 ‘Crane’(2025)이 퍼드득 날갯짓을 한다. 김우진도 “학을 주제로 한 건 최근 들어서인데 조류는 처음 도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벽 쪽으로는 부조 10점도 걸려 있다. 마지막 구획 공간에는 사슴, 또 사슴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 다르다. 동물원이 따로 없다.

“개인전을 할 때마다 하나의 주제로 작품은 준비하지만 발전되고 변형하고 있어요. 같은 작품으로 전시하진 않아요.” 1년 만에 부산에서 여는 전시회인 만큼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아트소향 전시장 층고가 높고 넓어서 이번엔 큰 작품 위주로 20여 점을 준비했습니다. 공간에 맞춘 전시여야 할 테니까요.” 공간을 활용한, 장소 특정적 전시라는 말은 이럴 때 쓰면 될 듯하다.

‘동물 사육사’가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 꿈과 ‘유토피아’는 김우진 작가의 작품 세계에 잘 반영돼 있다. 동물을 만들 때도 작은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어릴 때 키워보고 싶었던 동물들이다.

김우진의 조각은 덧붙여 나가기 법칙을 따른다고 한다. 수많은 스테인리스 스틸 유닛이 마치 세포처럼 하나하나 작가의 손에 의해 용접돼 이어 붙여져 완성된다. 단단하고 차가울 법한 스테인리스 조각이 매우 자연스러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게다가 특유의 색감이 보태지면서 심지어 따뜻하고 아름다운가 하면 우아함마저 전해진다.



(김우진의 전시 작품 중에서. 사진은 'Deer'(2025). 아트소향 제공)




(김우진의 전시 작품 중에서. 사진은 'Deer'(2025). 아트소향 제공)


그도 처음엔 원색의 플라스틱 의자 색채를 그대로 썼다는데 그 뒤 진화해서 빨강, 초록, 파랑, 노랑, 주황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컬러를 완성했고, 그 조합이 사슴과 개, 말과 토끼 등 친숙한 동물 표면에 얹히면서 작가의 시그니처가 된 것이다. 최근엔 두세 가지 색채로 이루어진 모노컬러 시리즈와 파스텔톤 컬러 조합을 선보여 사랑받고 있다. ‘예쁜 작품’에 대한 편견도 이미 그는 넘어선 듯하다. 작품성(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얻는 ‘김우진 스타일’이 이대로 계속될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진다. 한남대 미술교육과와 일반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김우진 작가 작업실은 현재 대전 인근인 충남 논산에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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