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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표류해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감성빈 개인전 ‘표류’ 17일까지 아트소향
보름달 아래 손잡고 서로 위로하는 사람들



감성빈 '애도'. 아트소향 제공



혼자의 슬픔에서 공감하는 우리로.


슬픔을 그리는 작가 감성빈이 새로운 작품을 들고 왔다. 감성빈 개인전 ‘표류’에서는 슬픔과 절망을 날 것 그대로 들여다본 이전 작품과 조금 다른 분위기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17일까지 열린다.


감 작가는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개인적 상실과 그로 인한 슬픔을 조각으로 풀어내던 그가 그림에 눈을 돌린 계기는 마크 로스코의 전시 때문이다.  “전시를 보는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같은 정서를 표현하는데 그 사람은 색 하나로 절망감과 비애를 표현하고 있더군요. 저 정도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죠.”


로스코 전시 이후 1년 동안 작가는 조각 작업은 잠시 접어두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감 작가 특유의 슬픔을 담아내는 그림과 조각 작업이 완성됐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은 이전 전시보다 더 세밀해졌다. 또한 그림 속 인물의 숫자도 늘어났다. “회화로서 계속된 도전입니다. 이전 작업보다 그림이 복잡해진 것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죠.”



감성빈 '표류'. 아트소향 제공



전시 제목과 동명의 ‘표류’ 시리즈에는 넘어지고 쓰러진 수많은 사람, 배를 붙잡고 버티는 사람, 누군가를 끌어 올려주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감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그냥 넘겨지지 않았다”며 “미얀마 민주화 투쟁에 대한 것까지 여러 사건이 합쳐진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애도’에서는 보름달이 걸린 큰 나무 아래 사람들이 손을 잡고 서 있다. 감정적이든 자연적 환경 상태이든 사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밤, 함께 애도하고 위로를 나누는 모습같이 보인다. 홀로 견디는 아픔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보듬는 따뜻한 시선이 들어 있다.


‘흑경’ 시리즈는 조각된 액자 안에서 검은색 레진으로 만들어진 거울이 관람객을 비춘다. “작업하다 새벽녘 창가를 바라보니 내가 비치더군요. 나를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이렇게 직접적인 자화상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흑경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흑경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이다.


감 작가는 그림과 그림을 둘러싼 액자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이번에 전시된 그림 액자 중 레진인데 나뭇결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것이 있다. 석고틀 대신 나무를 조각해서 그 속에 레진을 부어 만들어낸 것이다. “틀이라는 게 답답함을 주는데, 저의 경우 오히려 틀이 그림을 감싸 안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것이 액자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갤러리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을 위해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http://koreanartist.com)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감성빈 개인전 ‘표류’=17일까지 아트소향. 051-747-0715.



오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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