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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감각적인 기쁨_인싸 전시#22

이 봄, 자연이 선사하는 감각적인 기쁨을 청아한 먹빛으로 담아낸 박한샘 작가의 작품을 놓치지 마시길.





작가는 오랜 시간 몸 전체로 통과한 자연을 담아낸다.




몇 년 전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찬란한 회화 언어로 자연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현한 고흐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들을 매치한 전시 〈The Joy of Nature〉를 보았다. 전시 초입에는 호크니의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자연은 하염없이 매력적이다. 지루할 새가 없다.”




〈소쇄원_2〉, 206x724cm, 화선지 위에 수묵, 2019




산수화를 그리는 박한샘 작가에게도 자연은 절대적인 영감의 원천이다. 수묵의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고수하는 작가는 이른 새벽의 고요한 섬부터 설경이 한창인 한라산까지 온몸으로 관찰하고 감각한 자연을 그 자리에서 사생한다. 그렇게 현장의 느낌과 기운을 담아낸 화첩이 채워지면 이를 기초로 하여 작업실에서 본격적인 재작업을 통해 손바닥만 한 것부터 가로 7m에 이르는 6폭 병풍까지 다채로운 작품으로 완성한다. 디지털 파일로 된 NFT 아트가 수백억에 거래되는 21세기에 언뜻 시대를 역행하는 듯 보이는 방식을 통해 작가는 디지털 기술로는 결코 표현할 수 없는 함축적인 풍경의 시적인 아우라를 평면에 담아낸다. 혜곡 최순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동양의 산수화란 작가가 “자신을 그 풍경 속에 집어넣고 그 속에서 거닐면서 그려지는 것인 까닭에, 멀리서 바라보는 경치로서 그려지는 서양 풍경화의 감상법과 그 처지가 매우 다름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썼다. 전시장에서 그림과 마주하는 찰나에 작가가 자연 속에서 느꼈던 감각적인 기쁨을 감응하는 일이 그래서 가능한가 보다.




수묵이라는 매체의 특징 중 하나인 투명성은 작가가 한 획씩 그은 붓의 자취와 시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종잇장처럼 얇게 제작한 백자 위에 청화로 그린 작품인 〈Stilles leben_멈춰진 삶〉은 이번 개인전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업이다.




산수화는 눈에 보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옮기기보다는 그 안의 정신과 내면세계를 담는다. 박한샘 작가가 부산의 전시 공간 아트소향에서 가지는 대규모 개인전의 타이틀 〈Visible In; Visible〉은 표면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을 통해 그 이면의 정신과 기운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듯하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汽水域(기수역)을 전시의 부제로 삼고 오랫동안 사생한 낙동강을 비롯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화백자 작업 등 30점이 넘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 안쪽에는 낙동강 변, 강원도의 태백산, 제주도의 한라산 등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작품과 사생첩이 공개돼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눈밭에 화선지를 펼치고 다루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을 것 같은 다소 긴 붓을 ‘ㄴ’자로 뉘어 슬슬 끌면서 그리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roject Respirer_스틸컷




roject Respirer_스틸컷



roject Respirer_스틸컷




김초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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