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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첩과 중력이 만든 존재를 설치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오유경 개인전 ‘토털 이클립스’




오유경의 ‘토털 이클립스’는 중첩과 중력이 만들어 낸 존재를 표현한다. 아트소향 제공




“중첩과 중력이 만들어 가는 존재를 표현하고 싶었다.”



설치작가 오유경의 개인전 ‘토털 이클립스’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내달 6일까지 열린다. “왜 ‘토털 이클립스(개기식)’인가”라는 질문에 오 작가는 “비가시적인 순간이 가시화되는 순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에 놓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이 온다. 그때 평소 느끼지 못하던 태양계와 태양, 달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는 말이다.



분리된 재료들 조립해 구조화


‘시적 공간’ 연출한 설치 작품


‘비가시적 순간의 가시화’ 은유



둥근 모양의 나무 합판, 금박, 고무, 메탈, 크리스털 등으로 구성된 작품을 보면 조립 장난감을 보는 듯하다. 오 작가는 “아이에게서 영감을 받는 것이 많은 편이라 그렇다. 각각의 재료가 가진 재질을 살리면서 하나하나 분리된 재료들로 구조를 만들고, 그를 통해 ‘시적인 공간’을 연출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제주 사람들의 바람과 삶을 재해석한 ‘바람의 탑’. 아트소향 제공




부산 출신인 오 작가는 서울시립대 환경조각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파리의 학교에서 ‘정말 잘 만들었다. 그런데 너는 시적이지 않아’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 시적인 것이 무엇인지는 내 공부의 평생 화두가 됐다.” 소설이 수평적인 텍스트로 존재한다면 시에는 리듬이 있다. 그는 시적인 것을 작품의 에너지들이 공간 속에 떠다니는 것으로 해석했다. 들쑥날쑥 시의 시각적인 이미지까지 담아낸 그의 작품이 움직이지 않지만, 역동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조립되고 구조화된 작품 속에서 수직으로 쌓아 올려지거나 양쪽의 균형을 잡은 것들은 ‘중력’을 뜻한다. “인도 라다크를 여행할 때 4000m 높이의 고산지대를 걷는데 너무 힘이 들었다. 평소 느끼지 못한 중력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다.”







여기에 더해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재료의 끼워짐으로 ‘중첩’의 의미를 전달한다. “나에겐 부모님이 있고, 할머니가 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을 통해 한 개인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중첩이다.” 구멍 뚫린 타공 원판을 수평의 막대들로 연결해 공간을 만들어 낸 작품의 측면 이미지를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세상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 주변의 상황 속에서 하나의 존재가 탄생하고, 모든 것은 연결된다. 중첩과 중력은 결국 관계와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다. 오 작가의 작품 속에 아무것에도 연결되지 않은 고리가 보인다. “공간과 시간에 따라 설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 두고 모듈을 만들었다.” 세상사 관계와 상호작용도 새로움을 향해 열려 있는 것은 아닐까? ▶오유경 개인전 ‘Total Eclipse’=6월 6일까지 아트소향. 051-747-0715.


오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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